웨스트팩 CEO, 고객의 암호화폐 거래 차단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

웨스트팩(Westpac) 은행의 CEO인 앤서니 밀러(Anthony Miller)는 수요일, 고객의 계좌를 동결하고 호주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스팟(CoinSpot)으로의 30,000달러 송금을 거절한 일에 대해 한 고객에게 사과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달 초, 고객인 팀(Tim)이 비트코인 구매를 목적으로 50,000달러를 웨스트팩 계좌에 입금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은행은 해당 거래를 이상 거래로 감지하고 이를 차단했으며, 리스크 관리팀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팀은 해당 전화를 녹음했고, 이후 시드니의 2GB 라디오 방송에서 공개했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은행 직원은 팀의 의도를 지속적으로 캐물었고, 팀의 답변이 불투명하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녹음된 통화에서 직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당신을 도와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대화로 봤을 때, 당신은 답변을 회피하고 있으며, 단지 이 거래가 통과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제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 거래가 차단됨으로써 팀의 계좌는 며칠간 동결되었고, 팀은 이 기간 동안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잠재적 수익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요일, 앤서니 밀러는 2GB 라디오에 출연해 팀에게 직접 사과하며 은행 측의 대응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웨스트팩의 광범위한 사기 방지 절차를 옹호하면서, 지난 한 달간 암호화폐 관련 거래 5건 중 1건이 사기로 보고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고객 대응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웨스트팩의 한 임원이 동료에게 보낸 음성 메시지를 실수로 팀에게 남기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그 메시지에서 해당 임원은 논란이 된 통화를 담당했던 직원의 대응을 칭찬하고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팀의 불만은 더 커졌습니다.

결국 팀은 이번 경험에 실망해 웨스트팩 계좌를 해지하고 다른 은행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웨스트팩은 호주의 ‘빅4’ 은행 중 하나로, 호주 금융 시장에서 소매 및 기업 금융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