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악명 높은 다크웹 마켓플레이스 "실크 로드(Silk Road)"의 창립자인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3년 10월 1일, 샌프란시스코의 글렌 파크 도서관(Glen Park Branch Library)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노트북을 사용하며 지금은 널리 알려진 가명 '드레드 파이럿 로버츠(Dread Pirate Roberts)'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몇 분 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29세의 로스를 급습해 그의 노트북을 압수하고 체포했습니다. 체포 혐의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마약 시장 운영, 불법 무기 판매, 자금 세탁, 청부 살인 시도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로스의 사건은 재판에 회부되었고, 2015년 그는 실크 로드 운영과 관련하여 두 개의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실크 로드는 오픈소스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었으며, 익명성이 보장되고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했던 어둠의 웹사이트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현재, 40세가 된 로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 사면으로 인해 자유의 몸이 되어 감옥에서 나왔습니다.
로스는 다가오는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컨퍼런스(Bitcoin Conference)에서 첫 공식적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이번 2025년 비트코인 컨퍼런스에는 로스 외에도 AI 및 암호화폐 분야의 전문가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등도 참석해 미국 내 암호화폐 및 웹3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해 연설할 예정입니다.
사실 로스는 암호화폐 산업 및 트럼프와의 가까운 관계로도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는 2024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 중 트럼프의 사면 공약을 통해 자신의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비트코인과 로스의 자유지상주의 이념
공학을 전공한 로스는 대학 2학년 시절부터 자유지상주의적 사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며, 국가가 개인의 생각을 통제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모든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믿었으며, 때로는 법의 테두리를 넘는 일도 정당화했습니다. 이러한 이념으로 인해 그는 정부나 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통화인 비트코인을 실크 로드에서의 거래 수단으로 선택했습니다.
로스 울브리히트의 형량에 대해서는 암호화폐 및 자유주의 커뮤니티 내에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졌고, 다수는 그가 받은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여겼습니다. 그의 사면 결정은 이들 커뮤니티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은 결과였으며, 트럼프는 해당 형량을 “터무니없다”고 표현하고, 자유주의 단체들의 압력을 언급하며 사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